1. OSI 모델(OSI 7 Layers)이란?
여러분은 인터넷에서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그 메시지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내 컴퓨터에서 출발한 데이터가 어떻게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상대방에게 도착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OSI(Open Systems Interconnection) 모델이 만들어졌습니다. 1984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개발한 이 모델은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통신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7개의 계층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마치 우리가 집을 지을 때 기초공사부터 지붕 올리기까지 단계별로 작업하듯이, 데이터 통신도 단계별로 처리됩니다. 이제 각 계층별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볼까요?

1) 제1계층: 물리 계층 (Physical Layer)
정의
물리 계층은 OSI 모델의 가장 기본이 되는 계층으로, 실제 데이터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여 전송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주요 기능
- 데이터를 전기 신호, 광 신호, 전파 등의 형태로 변환
- 비트(0과 1)를 전송 매체에 맞게 인코딩
- 물리적 연결 방식과 토폴로지 정의
- 전송 속도 조절
주요 장비 및 기술
- 케이블: 랜 케이블(UTP, STP), 광섬유 케이블, 동축 케이블
- 리피터: 신호를 증폭시켜 더 멀리 전송할 수 있게 함
- 허브: 여러 장치를 연결하는 중앙 장치
-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NIC):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연결
쉬운 예시
물리 계층은 마치 우편 배달부가 실제로 걸어서(또는 자전거나 차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과 같습니다. 데이터가 어떤 내용인지는 상관없이 그저 물리적으로 전달만 합니다.
당신이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를 켤 때, 물리 계층은 전자기파를 공기 중으로 전송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제2계층: 데이터 링크 계층 (Data Link Layer)
정의
데이터 링크 계층은 직접 연결된 두 장치 간의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을 보장하고, 물리 계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감지하고 수정합니다.
주요 기능
- 물리적 주소(MAC 주소) 지정
- 데이터를 프레임 단위로 구성
- 오류 감지 및 수정
- 흐름 제어(Flow Control)
- 매체 접근 제어(MAC)
주요 프로토콜 및 기술
- 이더넷(Ethernet): 유선 LAN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술
- PPP(Point-to-Point Protocol): 두 네트워크 노드 간 직접 연결
- MAC(Media Access Control): 물리적 주소 지정
- HDLC(High-Level Data Link Control): 데이터 링크 프로토콜
주요 장비
- 스위치: 데이터 링크 계층에서 작동하는 네트워크 장비로, MAC 주소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전송
- 브릿지: 두 네트워크 세그먼트를 연결
쉬운 예시
데이터 링크 계층은 마치 우편물에 정확한 주소를 적어 넣고, 배달 확인증을 받아 오류 없이 배달되었는지 확인하는 것과 같습니다.
집에 있는 노트북이 와이파이 공유기(라우터)와 직접 통신할 때, 데이터 링크 계층은 노트북의 MAC 주소와 공유기의 MAC 주소를 사용해 데이터가 정확히 전달되도록 합니다.
3) 제3계층: 네트워크 계층 (Network Layer)
정의
네트워크 계층은 서로 다른 네트워크 간의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며, 데이터 패킷의 라우팅(경로 설정)을 결정합니다.
주요 기능
- 논리적 주소(IP 주소) 지정
- 패킷 경로 설정(라우팅)
- 데이터 패킷의 분할과 재조립
- 혼잡 제어
- 서로 다른 네트워크 연결
주요 프로토콜
- IP(Internet Protocol): 인터넷의 기본 통신 프로토콜
- ICMP(Internet Control Message Protocol): 오류 보고 및 네트워크 진단
- RIP, OSPF, BGP: 라우팅 프로토콜
- IPsec: 보안 프로토콜
주요 장비
- 라우터: 네트워크 간 패킷 전달
- 레이어 3 스위치: 라우팅 기능이 있는 스위치
쉬운 예시
네트워크 계층은 택배 회사의 물류 센터와 같습니다. 우편물이 목적지까지 가는 최적의 경로를 결정하고, 필요하다면 여러 경로를 거쳐 목적지에 도달하게 합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데이터를 보낼 때, 네트워크 계층은 여러 라우터를 거쳐 최적의 경로로 데이터를 전송합니다. 이때 사용되는 IP 주소는 집 주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4) 제4계층: 전송 계층 (Transport Layer)
정의
전송 계층은 양 끝단(end-to-end) 통신을 담당하며, 데이터의 신뢰성 있는 전송을 보장합니다.
주요 기능
- 포트 번호를 통한 프로세스 간 통신
- 데이터 전송의 신뢰성 보장
- 데이터 흐름 제어
- 오류 복구
- 데이터 분할과 재조립
주요 프로토콜
- TC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 연결 지향적, 신뢰성 있는 전송
- UDP(User Datagram Protocol): 비연결성, 빠른 속도를 위해 신뢰성 일부 포기
- SCTP(Stream Control Transmission Protocol): 멀티스트리밍 지원
쉬운 예시
전송 계층은 마치 택배 회사의 배송 보증 서비스와 같습니다. 중요한 서류를 보낼 때는 배송 추적과 서명 확인이 필요한 등기우편(TCP)을, 급하지만 약간의 손실이 허용되는 전단지는 일반우편(UDP)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웹 브라우저로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는 TCP를 사용하여 모든 데이터가 정확히 전송되도록 하고, 실시간 온라인 게임이나 화상 통화에서는 속도를 위해 UDP를 사용합니다.
5) 제5계층: 세션 계층 (Session Layer)
정의
세션 계층은 두 장치 간의 통신 세션을 설정, 유지, 종료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주요 기능
- 통신 세션 설정 및 유지
- 동기화
- 대화 제어(송신, 수신 교대)
- 체크포인트 설정 및 복구
주요 프로토콜 및 기술
- NetBIOS: 로컬 네트워크에서 컴퓨터 이름 지정
- RPC(Remote Procedure Call): 원격 프로시저 호출
- SQL: 데이터베이스 세션 관리
- SSH: 보안 세션
쉬운 예시
세션 계층은 전화 통화와 같습니다. 먼저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연결을 설정하고(세션 시작), 대화를 주고받으며(데이터 교환), 통화가 끝나면 끊습니다(세션 종료).
온라인 뱅킹에 로그인하면 세션이 시작되고, 은행 업무를 마친 후 로그아웃하면 세션이 종료됩니다. 중간에 네트워크 연결이 끊어졌다가 다시 연결되면, 세션 계층이 중단된 지점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6) 제6계층: 표현 계층 (Presentation Layer)
정의
표현 계층은 데이터의 형식과 암호화를 담당하여, 다양한 시스템 간에 데이터가 올바르게 해석될 수 있도록 합니다.
주요 기능
- 데이터 변환, 압축, 암호화
- 문자 인코딩(ASCII, Unicode 등)
-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형식 변환
- 데이터 직렬화
주요 프로토콜 및 기술
- JPEG, GIF, PNG: 이미지 형식
- MPEG, MP4: 비디오 형식
- MP3, WAV: 오디오 형식
- SSL/TLS: 암호화 프로토콜
- XML, JSON: 데이터 구조화 형식
쉬운 예시
표현 계층은 번역가와 같습니다. 한국어와 영어처럼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화할 때, 번역가가 양쪽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변환해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전송할 때, JPEG와 같은 이미지 형식으로 데이터를 변환하고, 필요에 따라 압축하여 전송합니다. 또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것도 표현 계층의 역할입니다.
7) 제7계층: 응용 계층 (Application Layer)
정의
응용 계층은 사용자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계층입니다.
주요 기능
- 사용자 인터페이스 제공
- 이메일, 파일 전송, 웹 브라우징 등의 서비스 제공
- 네트워크 자원에 대한 접근 제어
- 분산 응용 프로그램 지원
주요 프로토콜
- HTTP/HTTPS: 웹 브라우징
- FTP: 파일 전송
- SMTP, POP3, IMAP: 이메일
- DNS: 도메인 이름 해석
- Telnet, SSH: 원격 접속
- DHCP: IP 주소 자동 할당
쉬운 예시
응용 계층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메신저 앱, 웹 브라우저, 이메일 클라이언트와 같은 프로그램들입니다. 사용자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크롬으로 네이버에 접속하거나, 지메일로 이메일을 보내는 행위 모두 응용 계층에서 시작됩니다.
2. OSI 계층이 함께 작동하는 방식
OSI 7계층 모델은 계층적 구조로 되어 있어, 각 계층은 바로 아래 계층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바로 위 계층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데이터가 송신측에서 수신측으로 전송될 때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 캡슐화(Encapsulation): 송신 과정에서 상위 계층에서 하위 계층으로 데이터가 전달될 때, 각 계층은 자신의 헤더(때로는 트레일러)를 추가합니다. 이것은 마치 편지를 쓸 때 내용물을 봉투에 넣고, 그 봉투를 다시 더 큰 봉투에 넣는 것과 같습니다.
- 비캡슐화(Decapsulation): 수신 과정에서는 반대로 진행됩니다. 하위 계층에서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면서 각 계층의 헤더를 제거하고 데이터만 추출합니다.


3. 실제 생활에서의 OSI 모델 예시: 네이버 접속 과정을 통해 이해하기!
여러분이 매일 수없이 하는 일, 바로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과정을 통해 OSI 7계층이 어떻게 실제로 작동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네이버 홈페이지(www.naver.com)에 접속하는 과정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송신 과정 (내 컴퓨터 → 네이버 서버)
제7계층: 응용 계층
- 사용자가 Chrome 브라우저 주소창에 “www.naver.com”을 입력하고 Enter 키를 누릅니다.
- 브라우저는 HTTP 요청 메시지를 생성합니다. 이 메시지에는 요청 방식(GET), URL, HTTP 버전 등이 포함됩니다.
- 예:
GET / HTTP/1.1, Host: www.naver.com
제6계층: 표현 계층
- HTTP 요청 메시지의 텍스트를 ASCII나 UTF-8과 같은 형식으로 인코딩합니다.
- 필요한 경우 데이터 압축이 이루어집니다.
- HTTPS를 사용한다면 이 단계에서 TLS/SSL을 통한 암호화가 이루어집니다.
제5계층: 세션 계층
- 네이버 서버와의 통신 세션을 설정합니다.
- 요청과 응답이 올바른 순서로 전송되도록 관리합니다.
- 연결이 끊어졌을 때 다시 연결할 수 있도록 체크포인트를 설정합니다.
제4계층: 전송 계층
- 웹 브라우징에는 주로 TCP 프로토콜이 사용됩니다.
- 데이터를 세그먼트로 나누고, 각 세그먼트에 시퀀스 번호를 부여합니다.
- 출발지 포트(예: 랜덤 할당된 62345)와 목적지 포트(HTTP의 경우 80, HTTPS의 경우 443)를 헤더에 추가합니다.
- 오류 검사를 위한 체크섬도 포함합니다.
제3계층: 네트워크 계층
- DNS 서버를 통해 “www.naver.com”을 IP 주소(예: 223.130.195.200)로 변환합니다.
- 데이터 세그먼트에 출발지 IP 주소(내 컴퓨터의 IP, 예: 192.168.0.5)와 목적지 IP 주소(네이버 서버 IP)를 포함하는 헤더를 추가하여 패킷을 생성합니다.
- 라우팅 테이블을 참조하여 패킷이 네이버 서버로 가는 최적의 경로를 결정합니다.
제2계층: 데이터 링크 계층
- 패킷에 출발지 MAC 주소(내 컴퓨터의 네트워크 카드 MAC)와 목적지 MAC 주소(다음 홉 라우터의 MAC 주소)를 포함하는 헤더와 트레일러를 추가하여 프레임을 생성합니다.
- 이더넷 프로토콜을 사용할 경우, 이더넷 프레임으로 패킷을 감쌉니다.
- 오류 검출을 위한 FCS(Frame Check Sequence)를 추가합니다.
제1계층: 물리 계층
- 프레임의 비트를 전기 신호, 광 신호 또는 무선 신호로 변환합니다.
- 유선 랜을 사용한다면 전기 신호가 랜 케이블을 통해 전송됩니다.
- 와이파이를 사용한다면 전자기파가 공기 중으로 전송됩니다.
네트워크 경로
데이터는 여러 라우터와 스위치를 거쳐 네이버 데이터 센터에 도달합니다:
- 내 컴퓨터 → 홈 라우터
- 홈 라우터 →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네트워크
- ISP 네트워크 → 인터넷 백본 네트워크
- 인터넷 백본 → 네이버 데이터 센터 네트워크
- 네이버 네트워크 → 웹 서버
각 중간 지점에서는 데이터 링크 계층과 물리 계층의 처리가 반복됩니다.
수신 과정 (네이버 서버에서의 처리)
제1계층: 물리 계층
- 네이버 서버의 네트워크 인터페이스가 전기/광/무선 신호를 비트로 변환합니다.
제2계층: 데이터 링크 계층
- 수신된 비트에서 프레임을 복원하고 오류를 검사합니다.
- MAC 주소를 확인하여 자신에게 온 데이터인지 확인합니다.
- 프레임 헤더와 트레일러를 제거하고 패킷을 추출합니다.
제3계층: 네트워크 계층
- IP 헤더를 확인하여 목적지 IP 주소가 자신인지 확인합니다.
- IP 헤더를 제거하고 세그먼트를 추출합니다.
제4계층: 전송 계층
- TCP 헤더에서 포트 번호를 확인하여 어떤 애플리케이션으로 데이터를 전달할지 결정합니다.
- 시퀀스 번호를 확인하여 데이터가 올바른 순서로 도착했는지 확인합니다.
- TCP 헤더를 제거하고 데이터를 추출합니다.
제5계층: 세션 계층
- 세션 관리 정보를 확인하고 통신 세션을 유지합니다.
제6계층: 표현 계층
- 필요한 경우 데이터를 해독하고 압축을 해제합니다.
- 서버에서 사용하는 형식으로 데이터를 변환합니다.
제7계층: 응용 계층
- HTTP 요청을 처리하는 웹 서버 애플리케이션이 요청을 분석합니다.
- 요청에 따라 네이버 홈페이지의 HTML, CSS, JavaScript 파일을 준비합니다.
- HTTP 응답 메시지를 생성합니다.
응답 과정 (네이버 서버 → 내 컴퓨터)
위의 과정이 역순으로 진행되면서, 네이버 서버는 홈페이지 콘텐츠를 담은 HTTP 응답을 다시 같은 계층을 통해 여러분의 컴퓨터로 보냅니다. 브라우저는 이 데이터를 받아 화면에 네이버 홈페이지를 렌더링합니다.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이 여러분이 Enter 키를 누른 순간부터 네이버 홈페이지가 화면에 나타날 때까지 불과 1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일어납니다!
OSI 7계층 모델은 컴퓨터 네트워킹의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7개의 계층으로 나눈 참조 모델입니다. 각 계층은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전체 네트워크 통신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합니다. 실제로는 TCP/IP 모델이 더 많이 사용되지만, OSI 모델은 네트워크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데 유용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합니다. 이제 여러분도 OSI 7계층 모델을 이해했으니, 인터넷을 사용할 때마다 이 복잡한 과정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작동하는지 떠올려 보면서 원리를 파악해보면 훨씬 이해가 빠를 겁니다.